눈이 부셨다.
혼자 보기에는
너무 아깝고 호사스러웠다.
눈 가득 쌓인 산에서 호젓하게
강아지처럼 마음껏 밟고 뛰며
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 만큼
행복한 것도 있으랴?!
눈이 없는 겨울 덕유산은
앙꼬없는 찐빵이나 다를 바 없다.
눈이 없는 황량한 덕유산에 실망해 하던 내게
보란 듯이 복수를 하고는 뿌듯해 하는 덕유산..
덕유산..
그대는 진정 아름답습니다..
지리산...
남덕유...
무룡산쪽으로 길을 잡은 이유는
바로 이 파노라마 때문이다..
귀하디 귀한
명품 산수화가 하늘에 걸려 있었다..
어느 누구도 볼 수 없고
값을 매길 수도 없다..
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...
혼자
따스한 햇살을 등에 지고
장엄한 지리산 능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며
퍼질러 앉아 커피를 꺼냈다.
어찌 오늘따라
보온병에 예가체프 커피를 내려 올 생각을 했었을까?!
가끔은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때도 있다..
군침을 흘리며
마개를 따고, 잔에 따르고
마시던 순간의 릴랙스와 행복감은 지금도 생생하다...
순간,순간들이 행복하면
인생은 행복한 것 아닌가?!
돌아오면서
듬뿍 쌓인 눈더미에 서투른 그림으로
나의 행복한 마음을 그려보았다..
하늘과 구름, 설경이 아름다워
눈사람을 만들어 모델로 삼았다.
즐거워하는 사람이
또 하나 늘은 셈이다..
아름다운 겨울을 실컷 즐기고 남음이라..
눈 흠뻑 쌓인 계곡으로 들어오는
햇살의 농도에서
봄 내음이 느껴졌다..
어쩌면 마지막 설경이
될 수 있음이나
아쉬움이 없을만큼
폭식을 하였으니
더 바랄 게 있으랴?!
차창 밖으로 보이는 설경이 아름다워
차를 세웠다..
어릴 적 고향 생각이 데쟈뷰되는
빗바랜 흑백 영화같은 정경이었다..
어릴 적 고향마을이 주마등처럼,
감명스럽게 보았던 영화의 명장면처럼
정감이 어렸다..
겨울이여..
안녕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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